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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빈집 고쳐 ‘월 1만원’ 임대줬더니… 전남 강진군에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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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고쳐 ‘월 1만원’ 임대줬더니… 전남 강진군에 벌어진 일

 

 

 

 

지난 10일 오전 전남 강진군 병영면에서 강진품애 주택 입주자 임고은씨가 강아지와 함께 집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진군은 농촌빈집을 해결하기 위해 빈집을 리모델링해 한달 1만원에 임대해주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김영근 기자

 

 

 

 

경기도 김포시에 살던 임고은(35)씨는 지난 7월부터 전남 강진군 병영면으로 이주해 파스타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임씨가 이사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강진군이 ‘빈집’을 리모델링해 월 임대료 1만원에 입주민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봤기 때문이다. 보증금 500만원·월세 65만원짜리 10평짜리 원룸에서 살던 임씨는 “주거비가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기 때문에 관심을 갖게됐고, 강진군에 내려와 마을을 살펴본 후 이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초 심사를 거쳐 입주민으로 선정된 임씨는 강진군이 제공한 15평 규모(약 50㎡) 양옥집에 혼자 거주하고 있다. 임씨가 운영하는 파스타집은 젊은 주민 뿐 아니라 60대 이상도 자주 찾으면서 월300만~400만원 이상 수익을 내고 있다. 임씨는 “현재 부산에서 살고 있는 남자친구와 내년에 결혼할 예정인데, 신혼집도 강진에서 차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농촌에선 고령화로 인해 인구가 감소하고 도시로 떠나는 사람이 늘면서 방치되는 빈집이 늘고 있다. 전국에 사람이 1년 이상 살지 않는 농촌 지역 빈집은 2022년말 6만6024가구로 4년전인 2018년(3만8988가구) 보다 70% 가까이 증가했다. 빈집은 안전 사고나 범죄 위험에 노출되기 쉬울뿐더러 오래 방치할 경우 폐가가 될 수도 있다.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해 농촌 지자체들이 다양한 정책을 내고 있는 가운데, 인구 3만2000명 규모 ‘시골 마을’ 강진군이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빈집 월 1만원 임대 사업 ‘강진품애(愛)’가 성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사업은 강진군이 빈집을 주인에게 무상으로 빌려 5000만~7000만원을 투입해 창호·방수·외벽 단열·도배·장판 등을 새 단장한 뒤 입주자에게 보증금 100만원, 월 임대료 1만원에 임대하는 방식이다. 올해 1월 첫 입주자를 받은 이후 현재는 입주자가 34가구(73명)까지 늘었다. 가구마다 입주 신청 평균 경쟁률이 10대 1에 달할 정도로 예비 귀농·귀촌인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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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세대주 중 20~40대가 73%, 절반 이상은 수도권에서 이주

 

 

 

강진품애 입주 대상은 강진군에 주택을 갖고 있지 않은 ‘외지인’으로, 기본 계약 기간은 2년이고 2회까지 갱신이 가능해 최대 6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입주자 선정을 위한 면접 심사에는 마을 이장 및 부녀회장도 입회해 기존 주민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현재 입주한 34가구 중 절반 가량인 16가구가 서울(5가구), 경기(9가구), 인천(2가구) 등 수도권에서 이사를 왔다. 세대주 연령은 20대가 2명, 30대 14명, 40대 9명으로 20~40대가 전체의 73.5%를 차지한다. 강진군은 전체 인구 중 60대 이상이 49%로 절반에 육박하고, 20~40대 비중이 23%에 불과한데, 강진품애 사업을 통해 젊은 주민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세대주 34명 중 농삿일을 하는 사람은 4명에 불과하다. 20명은 컨설팅·디자인·운수·요식업·온라인쇼핑몰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일반 회사원은 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남 나주에서 영상 제작업체를 운영하다 올해 초 강진품애 주택에 입주한 김현우(32)씨는 유튜브 채널 ‘오지는 오진다’를 운영하며 전원 생활 관련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김씨는 “주민들과도 친해지고 정이 들어 강진에서 오랫동안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강진군은 싼 임대료를 악용해 강진품애 주택을 도시민들이 별장처럼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분기별로 실태조사를 벌여 입주민이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게 확인되면 계약을 취소할 계획이다.

 

 

 

 

10일 오전 전남 강진군 병영면에서 강진품애 주택 입주자 김현우씨가 집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강진군은 농촌빈집을 해결하기 위해 빈집을 리모델링해 한달 1만원에 임대해주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김영근 기자

 

 

 

강진군은 2022년 7월 실태조사를 통해 군내 빈집이 381가구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노후 상태에 따라 빈집을 상·중·하로 등급을 나누고 상·중 등급 빈집(210가구) 중 일부를 대상으로 리모델링 지원 사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리모델링 할 빈집 61가구를 모집했는데, 210가구 중 183가구가 신청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집주인 입장에선 무상으로 자기 집을 몇 년간 빌려줘야 하지만 빈집으로 방치하느니 리모델링비도 지원받고 사람이 살도록 해 집 관리가 되는 게 낫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업체는 공개 입찰을 통해 선정하며 현재까지 군내 인테리어 업체 20곳이 선정됐다. 올해 강진품애 사업 예산은 약 41억원 규모로 이중 일부(20억)는 중앙정부로부터 지방소멸 대응기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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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TF조직해 빈집 해결방안 찾기로

 

 

그동안 정부는 빈집 문제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아왔다. 통계청은 2020년 주택총조사에서 전국 빈집이 151만채라고 발표했는데, 이 수치는 미분양·신축 등이 모두 포함된 수치다. 1년 이상 전기나 수도 이용 내역이 없는 빈집은 13만2000가구인데 이마저도 도시 지역은 국토교통부가, 농어촌 지역은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가 각각 관리해 왔다. 정부는 지난 8월에서야 행정안전부가 주축이 돼 국토부, 농식품부, 해수부등이 참여하는 빈집 정비 통합지원 TF를 출범시키고, 올해부터 빈집 정비에 50억원을 투입해 47개 시·군·구에 있는 빈집 총 871가구에 대해 집주인과 협의를 거쳐 철거를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엔 강진군과 비슷한 사업을 추진하는 지자체들도 늘고 있다. 충남 청양군은 지방소멸대응금 10억원으로 빈집 10채를 고쳐 청년에게 월 1만원에 임대하는 ‘빈집이음 사업’을 진행 중이다. 경남 고성군은 빈집 4채를 고쳐 외지인을 겨냥한 시골집 살아보기 ‘힐링 촌캉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강진=이준우 기자 rainracer@chosun.com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64155?sid=101

 

빈집 고쳐 ‘월 1만원’ 임대줬더니… 전남 강진군에 벌어진 일

‘강진품애(愛)’ 사업, 절반은 수도권서 이주 경기도 김포시에 살던 임고은(35)씨는 지난 7월부터 전남 강진군 병영면으로 이주해 파스타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임씨가 이사를 결심하게 된

n.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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